2025년 게임 시장은 ‘대작 풍년’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풍성했습니다. 그러나 화려한 그래픽과 방대한 콘텐츠 뒤에는 여전히 수많은 버그들이 숨어 있었습니다. 그중 일부는 플레이어의 분노를 폭발시키며 평점 폭락을 불러왔고, 또 일부는 의도치 않은 웃음을 제공하며 밈(meme)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올해 게이머들의 감정을 극과 극으로 오가게 만든 대표적인 버그들을 살펴봅니다.
『엘더스크롤 VI』 – 끝없는 낙하 지옥
베데스다의 『엘더스크롤 VI』는 출시와 동시에 그래픽과 몰입감에서 호평을 받았지만, 특정 지역에서 발생한 ‘끝없는 낙하’ 버그로 곤욕을 치렀습니다. 지면 텍스처 로딩이 실패하면 캐릭터가 하늘과 땅의 경계가 사라진 공간에서 영원히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단순히 재시작하면 해결되지만, 진행 중이던 퀘스트와 아이템을 잃는 경우가 많아 불만이 컸습니다. 특히 메인 퀘스트 중간에 버그가 터졌을 때의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스타시티즌 2025』 – 팀 전체를 멈춘 NPC 실종
오픈월드 우주 시뮬레이션의 꿈을 실현하겠다는 『스타시티즌 2025』에서는 핵심 퀘스트 NPC가 스폰되지 않는 문제가 보고됐습니다. 문제는 멀티플레이 구조상 한 명이 이 버그에 걸리면 모든 팀원이 진행 불가 상태에 빠진다는 점이었습니다. 커뮤니티에서는 “우주에서 길을 잃은 건 괜찮지만, NPC까지 길을 잃으면 답이 없다”는 농담이 돌았고, 일부는 해당 NPC의 ‘실종 사건’을 추적하는 팬픽션을 쓰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정식 서버에서는 이 문제를 ‘핫픽스 1.03’에서 긴급 수정하며 사태를 진정시켰습니다.
『FIFA 26』 – 경기장을 맴도는 축구공
EA의 『FIFA 26』에서는 골대를 맞은 공이 중력 계산 오류로 경기장을 끝없이 맴도는 버그가 발견됐습니다. 심판은 경기를 중단하지 않고, 선수들은 공을 쫓아다니며 끝없는 달리기를 반복했습니다. 라이브 방송 중 이 버그를 경험한 스트리머들의 웃음 섞인 반응이 밈으로 확산되면서, 이 장면은 ‘2025 게임 유머’ 부문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콜 오브 듀티: 블랙옵스 차기작』 – 적 캠프 한가운데 스폰
멀티플레이 모드에서 가장 큰 불만을 유발한 버그는 바로 ‘적 한가운데 스폰’ 현상이었습니다. 플레이어가 부활하자마자 적 다섯 명에게 포위되어 순식간에 쓰러지는 장면이 빈번하게 발생했습니다. 이 버그는 경쟁 환경에서 치명적이었으며, 커뮤니티에서는 “적 캠프 투어를 체험하게 해주는 친절한 게임”이라는 조롱 섞인 반응이 나왔습니다.
『GTA VI』 – 로켓카로 하늘을 날다
록스타 게임즈의 『GTA VI』는 사실적인 물리 엔진을 자랑하지만, 이 엔진이 종종 장난을 치곤 합니다. ‘로켓카 버그’는 작은 충돌만으로 차량이 수백 미터 상공으로 발사되는 현상으로, 심각한 게임 진행 방해 요소라기보다 커뮤니티에서 폭소를 자아낸 대표 사례였습니다. 유튜브에서는 ‘로켓카 챌린지’라는 이름으로 가장 멀리, 가장 높이 날린 기록을 겨루는 영상이 쏟아졌습니다.
이들 버그는 게이머들의 감정을 극단으로 이끌었습니다. 『엘더스크롤 VI』와 『스타시티즌 2025』의 경우 진행 불가 상황을 초래해 분노를 유발했지만, 『FIFA 26』과 『GTA VI』의 버그는 게임 본연의 목적을 잠시 잊게 만들며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콜 오브 듀티: 블랙옵스 차기작』의 스폰 버그처럼 경쟁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경우는 특히 신속한 대응이 필요했습니다.
2025년의 버그 풍경은 게임이 단순한 오락을 넘어, 커뮤니티와 함께 만들어가는 ‘이야기’임을 다시 한 번 보여줍니다. 버그는 분명 수정되어야 할 결함이지만, 때로는 그 자체로 게임 경험을 확장하는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개발사의 대응 속도와 진정성, 그리고 커뮤니티의 유연한 해석입니다. 웃음을 주는 버그는 추억이 되지만, 진행을 막는 버그는 상처로 남습니다. 2025년의 사례들은 이 미묘한 경계를 완벽하게 드러낸 한 해였습니다. 조금 더 주의깊게 살펴보면서 게임을 진행하고 바로바로 조치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