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월드 게임은 더 이상 단순히 ‘맵이 넓은 게임’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2020년대 중반에 들어서며, 오픈월드의 진화는 ‘공간적 자유’를 넘어서 ‘서사적 자유, 상호작용의 깊이, 몰입의 질’까지 요구받는 방향으로 발전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2020~2025년 사이 출시된 대표작을 중심으로 오픈월드 게임이 어떻게 변화했고, 2025년 현재 가장 트렌디한 설계 방식은 무엇인지 분석합니다.
1. 오픈월드의 전환점 – 『엘든링』과 『젤다: 티어스 오브 더 킹덤』
2022년 출시된 『엘든링』과 2023년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은 오픈월드 장르의 본질을 다시 정의한 대표적인 전환점입니다.
① 『엘든링』 – 내러티브와 탐험의 분리
프롬소프트웨어는 『엘든링』에서 퀘스트 마커, 자동 지도 갱신, 수동 스토리 전달 없이도 플레이어가 ‘스스로 이야기와 세계를 찾게 만드는 구조’를 구현했습니다.
- 지도는 플레이어가 직접 해석
- 스토리는 아이템 설명, 환경 디자인에 녹아 있음
- 보상보다 ‘발견’ 자체에 집중된 설계
결과: 수동적 소비가 아닌 ‘자기 주도형 플레이’로 수백 시간의 몰입이 가능해졌습니다.
② 『티어스 오브 더 킹덤』 – 창조 가능한 오픈월드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은 기존 ‘탐험 중심 오픈월드’에서 한 단계 진화한 ‘창조 기반 오픈월드’라는 개념을 완성했습니다.
- 울트라 핸드: 모든 물체를 조합 가능
- 플레이어가 길, 무기, 탈것을 직접 제작
- 문제 해결 방식이 ‘퍼즐’이 아니라 ‘공학’으로 바뀜
즉, 단순히 맵이 넓은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자유’를 주었다는 점에서 오픈월드의 방향성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2. ‘자유’에서 ‘밀도’로 – 스타필드 & 사이버펑크 사례
한편, 오픈월드의 또 다른 방향성은 ‘스케일의 극대화’보다는 ‘디테일의 고밀도화’에 있습니다.
① 『사이버펑크 2077』 – 도시의 수직 오픈월드
나이트시티는 그 자체로 하나의 살아있는 생물처럼 작동합니다.
- 수직 구조: 건물 내부, 상층, 지하 공간 설계
- 시간대별 NPC 행동 변화
- 모든 거리에 의미 있는 오브젝트 존재
비록 초기에는 기술적 완성도가 부족했지만, 2023~2024년 패치와 『팬텀 리버티』 DLC를 통해 오픈월드 내 ‘생활감’이라는 개념을 정착시켰습니다.
② 『스타필드』 – 우주 오픈월드의 첫 실험
『스타필드』는 1000개 이상의 행성과 우주 이동을 구현했지만, 오히려 ‘너무 넓어 밀도가 낮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일부 핵심 행성(네온, 뉴 아틀란티스 등)은 정밀하게 설계되어 ‘모듈형 오픈월드 구조’라는 새로운 해석을 남겼습니다.
- 모든 장소를 ‘같은 방식’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
- 중심 허브만 고밀도로 설계하고, 나머지는 탐험용 세트로 분리
이는 향후 대규모 오픈월드 게임에서 유저 체감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3. 오픈월드의 기술적 진화 – UE5와 AI 시스템
2024년 이후부터 본격 적용되고 있는 언리얼 엔진 5는 오픈월드 설계에 큰 기술적 진보를 가져왔습니다.
- 나나이트 (Nanite): - 하이폴리곤 모델 실시간 구현 - 무한대 거리에서도 디테일 유지
- 루멘 (Lumen): - 실시간 글로벌 일루미네이션 - 주야간 변화 및 광원 반사 처리 강화
- Procedural Generation + AI: - AI 기반 지형 및 생태계 생성 - 플레이어 스타일에 맞는 동적 퀘스트 구성
특히 UE5는 인디부터 AAA까지 모두 사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오픈월드 설계의 표준화’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4. 2025년 이후 오픈월드의 방향은?
기술과 설계 방식이 변화함에 따라 앞으로의 오픈월드는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보입니다:
- ① 창조형 플레이 강화: - 플레이어가 단순 소비자가 아닌 제작자 - 물리 기반 시스템, 모듈 조립, AI 동행 등
- ② 다층적 내러티브: - 퀘스트마다 ‘이야기 중심’ 설계 - 선택과 후속 영향이 전 지역에 파급
- ③ 하이브리드 오픈월드: - 도시+야생 / 우주+행성 탐험 등 - ‘균일한 오픈월드’가 아닌 ‘복수의 구조’를 엮는 설계
오픈월드는 더는 단순한 ‘지도’가 아니라 감정, 사건, 기억을 저장하는 상호작용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결론: 2025년 오픈월드는 플레이어 중심 ‘서사 공간’이다
『엘든링』이 보여준 서사의 자율성, 『젤다 TOTK』가 구현한 창의적 물리조작, 『사이버펑크』의 고밀도 도시, 『스타필드』의 모듈형 탐험 방식까지—
이제 오픈월드는 ‘어디를 가느냐’보다 ‘어떻게 의미를 만들 것인가’가 더 중요한 장르가 되었습니다.
게임 블로그, 콘텐츠 기획, 리뷰 제작에서도 이제 단순 맵 크기나 자유도 설명을 넘어서 설계 철학, 내러티브 구조, 유저 경험 흐름을 분석하는 것이 신뢰와 차별화의 핵심이 됩니다.
2025년 현재, 오픈월드는 단지 넓지 않습니다. 깊어지고, 복잡해지고, 그리고 더 인간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